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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훌륭한 주말 휴식시간을 보냈다. 평일에 무언가를 특별하 하지 않는 일상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주말 휴식이 꼭 필요하다거나 한 건 아니지만, 주말에는 평일에 간혹 만나던 친구들이 각자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조금은 다른 리듬으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느지막이 일어나 아침식사로 오믈렛이나 계란프라이를 만들어 먹고, 게임이나 낚시준비 등 하고 싶은 일들을 한 뒤 낮잠을 좀 잔다. 일어나서 또 빈둥대다가는 집에 있는 찬거리로 허기를 달래고 또 하고 싶은 소일거리들을 찾아 해낸다. 빨래라던가 화장실 청소라던가 혹은 집 앞 한강으로 나가 두어 시간가량 낚시를 하고 올 수도 있고. 친구를 만나 대화를 하지 않고 혼자서 보내는 시간들은 내가 평소에 즐기는 휴식방법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수록 혼자 보낼 시간이 많아지고 있고 앞으로 심화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며칠 전 만난 친구는 휴식에 대한 본인의 정의에 대해 짧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2년마다 두어달 정도의 휴식기를 가져보며 느낀 것인데, 첫 2주가량은 쉰다고 마냥 좋은 것이 아니고 힘든 부분이 있으며 그 기간은 자주 쉴수록 짧아진다고 한다. 내가 느꼈던 최근 몇 달간의 휴식 중 고통스러운 기간은 아마 그러한 적응기 일 것이라고 친구는 이야기했다. 몇 달간 휴식기를 보내며 모든 변화에는 적응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통찰을 우려낸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친구의 이야기는 충분히 공감되었다. 게다가 나는 감정을 드러내고 생각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Background에서 적응하는 작업들을 수행하며 이에 처리되는 시간도 스스로 인지하기에 꽤나 긴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타인과 대화하는시간이 매력적이지만 꼭 그렇지 않아도 된다. 스스로 하고 싶어 하는 갈증을 예민하게 캐치하고 그 니즈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 휴식이다. 다만 평소 그런 소리를 경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상적인 삶에서 공간이나 시간을 다소 분리해서 내가 하는 이야기들을 좀 더 면밀히 검토해 캐치해 내는 것은 그 나름의 스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면에서 낚시는 꽤나 매력적인 취미임에 분명하다. 적당한 핑계로 시/공간을 분리해야만 진행이 가능하며 충분히 스스로 원하는 바를 채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약 십여차례의 주말을 성실히 휴식하는데 집중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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