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부도에 계신 부모님을 보러간다는 친구를 따라 금요일 아침에 화성시 궁평항 근방으로 동행했다. 이 짧은 여행을 계획하며 제부도 인근에서 할 것들을 떠올려보니 제일먼저 낚시가 떠올라 낚시포인트와 유료낚시터를 찾아보았다. 당진 서산권에서도 일부 포인트를 제외하고는 망둥어가 주요 어종이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고 역시나 유료 입어터를 제외하고 흥미로운 장소를 찾지는 못했다.
친구를 따라 그의 부모님댁을 구경하고 나서는 인근에 보리밥집에 들러 풍요로운 점심한상을 즐기고 바닷길을 따라 섬으로 들어왔다. 날이 뜨거워 해변을 거닐지는 않고 상점가를 지나쳐 한 카페에 들어왔다. 상점가를 지나치며 뜨거운 햇살 아래서 호객하는 상인들을 여럿 보았는데 어렸을적 소래포구에서 보았단 호객꾼들이 연상되었고, 서해인근 관광지는 대게 비슷한 모양새였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낙조가 보이는 인근에 조개구이나 회 등 음식과 술을 꽤나 비싼값에 파는 상점들 멋은 찾아볼 수 없는 건축물들과 그 안에 터를잡은 숙박업소들. 제부도역시 뻔한 서해관광과 괘를 같이하는 모양새이다.
제부도는 어린아이는 업고 어르신은 부축해서 들어와야 한다는 제약부경 이라는 말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딱히 멋진 절경이나 할거리가 있어서가 아닌 도로가 하루 두번 열리고 닫히는 현상이 이 섬의 주된 컨텐츠이며 그것이 섬 이름에도 담긴 것이다. 몇 해 전 케이블카가 설치되었다고 하지만 공중에서 무엇이 보일지 기대가 되지는 않는다. 뻔한 서해 관광지인 이곳은 어떻게 하면 개성을 갖춘 매력적인 장소가 될 수 있을까?
당진 왜목마을에 가면 바다에 띄워진 배 위에서 회를 떠주는 선상회집 이라는 특이한 상점가가 있다. 이는 서해 관광을 기획하는 사람이라면 눈여겨볼만 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대단한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충분히 이목을 끌 수 있으며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는 아이디어로 이 지역은 관광객들을 유치해내고 있다. 서해에 풍부한 갯뻘과 낚시라는 컨텐츠를 활용해 가족단위 관광객이 즐길만한 상품을 만들어낸다면 이지역도 뻔한 서해의 관광지를 벗어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베이비부머세대의 은퇴하며 노동가능인구가 급격히 줄어들텐데 이 지역은 십년뒤 어떻게 변해갈 지 지켜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