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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공간/Philosophy

욕망.

리쫑v 2014. 8. 28. 00:15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



인간에게는 원숭이와 같은 속성이 있다.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모방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에게 관심과 애정을 지속적으로 주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아마 가장 결정적인 타자일 것이다.

그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우리는 그들의 욕망을 욕망한다.


그들이 명문대 입학을 원하면 나도 명문대 입학을 원한다.

그들이 단정한 외모를 원하면, 나도 기꺼이 단정한 외모를 원한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헛갈린다. 내가 지금 원하는 것이 나의 고유한 욕망인지, 타인의 욕망인지.



이런 고뇌의 순간에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무엇인가 욕망하는 것이 있을 때는 반드시 그것을 실현해 보아야만 한다.

실현의 순간에 우리는 자신의 욕망이 나의 것이었는지 타인의 것이었는지 사후적으로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법대에 간 것이 자신의 욕망이라면, 입학하자마자 우리에게는
"이제 시작이다, 멋지게 살아가야지"
라는 느낌이 들것이다.


반면 그것이 타인의 욕망이었다면, 입학하자마자 우리는
"이제 완성했다, 다행이다."
라고 생각할 것이다.



출발의 설렘이 있다면, 과거 우리의 욕망은 나만의 욕망이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완성의 허무함이 있다면, 과거의 우리의 욕망은 불행히도 타인의 욕망을 반복했던 것임이 밝혀지는 것이다.




어떤 남자를 욕망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 남자와 고대하던 첫날밤을 지낸 뒤, 우리는 바로 알게 된다. 

앞으로 이 남자와 보낼 날이 희망속에 떠오른다면, 그 남자에 대한 욕망은 나의 것이었다.

그렇지 않고
"이제 이 남자랑 뭐하지?"
라는 허무한 느낌이 든다면, 우리는 지금까지 너무나 많은 소설, 영화, 드라마가 만들어 낸 남자를 욕망했다는 사실에 직면한 것이다.


a.k.a. 작가의 욕망을 욕망한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절망하지는 말자. 이런 식의 시행착오를 통해 점점 우리는 자신의욕망에 직면하게 될테니까.


다른 방법은 없다!




-- 강신주, 감정수업 - 188p ( 욕망 - 철학자의 어드바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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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쫑의 어드바이스

다이어트로 체중관리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감량하기로 한 체중을 모두 줄였을때, 나의 몸이 아름다워짐을 느끼고 더 아름다워지기 위해

운동할것이 설렌다면 자신의 욕망을 충족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휴..이제 다 뺐구나.. 당분간 좀 쉴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건 타인이 욕망하는 나의 몸을 욕망한 것은 아닐까?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




이 문장은 쉽게 인간을 지배한다.



우린 살면서 많은 사람을 마주하고, 그들의 욕망에 대해 듣게된다. a.k.a. 꿈

그들의 욕망에 대해 듣고 감정이입 해보면서 그들의 욕망을 스스로 욕망해보곤 한다.


남을 따라하는 학습과정을 통해,

내가 진정 원하는, 내가 진정 욕망하는 나의 실체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것 아닐까.


연장자들에게서 많이 듣는 문장 중 이런말이 있다.

"큰 물에서 놀아야 큰 사람 된다."

큰 물에서 많은 사람의 욕망을 학습하라는 뜻은 아니었을까



욕망에 대한 스피노자의 정의로 포스팅을 마무리해본다.

욕망(cupiditas)이란 인간의 본질이 주어진 감정(affectione)에 따라 어떤 것을 행할 수 있도록 결정되는 한해서 인간의 본질(essentia) 자체이다. 인간의 본질 자체이다. 인간의 본질 자체이다.

(... ...) 욕망은 자신의 의식(conscientia)을 동반하는 충동(appetitus)이고, 충동은 인간의 본질이 자신의 유지에 이익이 되는 것을 행할 수 있도록 결정되는 한에서 인간의 본질 자체이다. 인간의 본질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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