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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 잘하세요
금자씨는 복수를위해 13년간 준비해왔다고 한다. 경주에서만난 수감동기들은 크고작은 도움을 금자씨에게 받아왔으며 마녀라고 불리는 금자씨를 스스로 돕게 된다. 누구는 금자씨의 복수를 위한 총을 제작해주고 그 장식을 만들어주며 복수의 대상 백선생의 아내가되어 그를 묶어놓기도 한다. 이렇게 준비한 복수는 아이러니하게도 성직자를 자처하는 전도사에 의해 무산될 위험에 놓이게 된다. 금자씨는 하얀 두부를 건내주는 전도사에게 “너나 잘 하세요” 라는 명대사를 남긴다. 축하 연주를 하기 위해 손에 들고있던 커피를 망설임없이 바닥에 버려버리는 그들의 모습은 그들이 진정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맞는가 라는 의심을 하게 만든다. 묶여있는 백선생이 이야기 하듯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겠지만 그들의 모습은 당장에 보이는 모습을 의심하게 한다.
백 선생은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금자와 그의 딸을 통역사 역할을 한다. 말끔한 인상으로 강남일대에서 영어학원 선생으로 일하면서 그는 요트를 사기 위해 아이들을 유괴했다고 한다. 굉장히 허무한 이유가 아닐 수 없다. 영화 속 완벽하지 못한 사람은 백 선생 뿐만이 아니다. 앞서 이야기한 전도사와 신도들은 물론 금자씨 역시 복수를 해 냈음에도 불구하고 완벽해지지 못한 것 같다. 스스로 부끄러움을 지우기 위해 하얀 두부 케이크에 얼굴을 파묻고 비벼대는 모습을 보면 아이를 죽였다는 죄책감을 지우지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피해자 가족들은 아이가 죽는 장면을 찍어둔 비디오를 보며 분개한다. 가족들 중 심장이 약하다는 여인은 제대로 복수 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비옷에 피를 잔뜩 묻힌 모습으로 피묻은 칼을 들고 나타난다. 법치주의 사회에서 처벌은 법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게 이나라 이 체제가 존속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피해자 가족들은 법대로의 처벌 대신 스스로 범죄자를 처단하길 원한다. 그것은 법으로 받는 처벌이 피해자들의 고통을 모두 풀어주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영화 도가니를 보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는 대도 가족과 합의를 보면 처벌을 할 수 없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모습은 영화속 세상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집근처 지방법원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다. 피해자의 인권보다 가해자의 인권이 더 보호받는 이 나라에서 약자들은 누구라도 이런 기회가 찾아온다면 같은 선택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는 것인가 에 대한 물음에 내 대답은 아니다고 할 것이다.
이 영화가 어떤 방식으로 자본주의를 비판하는지에 대해서는 심도있게 생각해보지 못했다. 나는 영화속에서 법치주의 국가의 모순과 완벽해 질 수 없는 인간의 모습에 대해 생각해 보았고 감독의 의도를 파악해보았다.
영화속 형사는 무능력하다. 금자가 유괴살인범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진범을 잡지 못하고 금자가 15년형을 받도록 하는데 일조한다. 금자와 백 선생의 연결고리가 있음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때 제대로 된 범인을 잡았더라면 같이 복수를 진행한 나머지 피해 가족들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공권력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는 것은 단순한 직무유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화속 직무유기는 세명의 아이를 더 죽게 만들었다. 최근 국정원 직원이 온라인 여론조작에 가담했다는 기사들을 보면서 우리나라 공권력이 제대로 사용되어지고 있는가 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박찬욱감독은 기득권층에게 이렇게 외치고 싶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너나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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