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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었이 남았는가
복수하는 류를 보며 말못하는 그가 그동안 느껴왔을 감정들을 공감했으며 그의 행동들이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을 충분히 보았다. 그를 가장 간단한 보통명사로 표현하자면 ‘장애인’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다. 그는 사회적 약자이며 보호받아야 할 존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에게 주어진 사회적 짐은 사회가 짊어져도 무거울 만큼 큰 것들이다. 영화의 첫장면에서 나는 착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이 나중에 잔인하게 돌변하는 그의 모습과 대비되며 슬픈 감정을 느꼈다.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지키기 위해 했던 행동들은 초점이 약간씩 벗어나며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냈고, 결국 가진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된다. 뿐만아니라 그는 의도치 않은 악행을 하게되며 스스로 말했던 착한 모습을 지키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복수는 내가 항상 꿈꿔왔지만 한번도 실행해보지 못한 행동이고 잔인하고 처절하게 복수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사람들의 응어리를 풀어주는 영화였다. 피해를 받아봤던 사람은 영화 속 장면 같은 복수를 생각해 보았을 지도 모르겠다. 어렸을 적 나는 나를 괴롭혔던 친구들에게 복수하겠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했다. 사람의 증오감은 겉에서 준 충격이 어떠한 크기인가 보다 받아들이는 사람이 키워내는 방향으로 자라나게 된다. 류와 사장은 겹쳐지는 악재 속에서 스트레스를 증오심으로 발전시켰다. 내가 상상해온 방법보다 몇 배는 잔인하게 자신의 복수를 해낸다.
우연히 시작된 비극, 상상보다 거대한 파국. 많은 사람들이 우연한 사건으로 서로를 싫어하게 되며 이 고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해결되기 보다는 더욱 거세지고 급격하게 발전하게 된다. 주변에 이런 경쟁구도는 많이 보인다. 동아시아 일대에서의 일본과의 반감, 엘 클라시코 더비 등 여러 가지 예가 있다. 한쪽이 복수 혹은 승리, 탈환에 성공하면 다른 한 쪽은 분개하며 또 다른 복수를 꿈꾼다. 류가 배두나의 죽음을 보고 사장의 집 앞에 주차된 차에서 잠복하는 장면과 사장이 류의 집 안에서 기다리는 장면은 동시에 진행된다. 서로에 대한 증오가 표현되는 이 장면이 긴장감있고 좋았다.
사실 영화를 보는 내내 기분이 유쾌하지 않았다. 너무도 잔인한 표현들 때문에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에는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다. 보통사람을 정리해고해도 사실 그 가족의 삶은 반절이상 파탄나게 된다. 심지어 장애인을 해고하는 현실이 내가사는 이 세상에도 존재한다는게 기분이 나빴다. 그런 궁핍한 청년이 손내밀 수 있는 곳이 장기매매라는 점이 또 기분이 나빴다. 지금도 터미널 화장실에만 가도 저런 스티커를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는 그런사람을 등쳐먹는 밀매업자들을 보고 기분이 안좋았다. 정말 이 사회에 홍길동이나 임꺽정같은 의적을 주제로 한 소설이 흥행할 수 있는 이유를 알게되었다. 못살고 궁핍한 사람을 착취하고 파괴하는 사람들이 세상엔 굉장히 많고 이들은 아무런 죄책감 없이 살아간다는 점이 너무 슬프고 화났다.
이 영화는 박찬욱감독의 복수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이라고 위키백과사전에서 보았다. 올드보이 와 친절한 금자씨에서 나올 또다른 복수들과 비교해봐야겠지만 내가 본 류와 사장의 복수는 안타깝고 불쌍한 마음이 먼저 드는 복수였다. 왜냐하면 복수를 통해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고 그저 피해자들만 남았기 때문이다. 돈 없으면 자기 장기를 팔아서 돈을 구하는 세상, 직장이 없으면 사지로 내몰려 온 가족들과 함께 동반자살하는 세상에 살고있다는 것이 느껴져 참 슬픈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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