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이 무서운가. 강도가 했던 행동들을 보며 미루어 짐작할 때 사람은 무엇을 가장 고통스러워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강도 자신은 30년간 살아오면서 외로움에 익숙해 왔던 것으로 보였다. 그는 청계천 공구상가 채무자들에게는 악마였지만 스스로는 그저 일을 하는 기계일 뿐이었다. 그들이 느낄 공포감과는 관계없이 그는 주어진 일을 수행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악마가 되어가고 있었다. 청계천 상인들이 상해를 입으며 했던 말들은 사람들이 어떤 것을 두려워하는지 보여주었다. 손을 잘리며 육체적 고통을 무서워했고, 그 육체적 고통보다 어머니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을 고통스러워했다. 엄마는 자신이 죽는 것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을 너무나도 고통스러워했다. 강도는 별 거리낌 없이 채무자들의 팔을 자르고,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