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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동이는 왜 배태곤을 위해 김양길을 죽였는가.

갓 전역한 막동이의 모습을 보며 저시절 20대나 우리시대 20대나 비슷한 생각과 고민을 갖고 있다는 점에 놀랐다. 지금 20대들만 대입에 찌들고 성적에 치여살며 꿈없이 살아온 줄 알았는데 90년대 막동이도 우리랑 크게 다르지 않은 꿈없는 삶을 살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그에게 주어진 미애 라는 모티브가 그의삶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은것처럼 우리도 작은 사건들로 인생이 휩쓸리는 그런 삶을 살고 있다는 공통점이 스토리에 몰입하게 할 수 있게 해주었다.

막동이는 배태곤에게 어떠한 감정을 느꼈을지 생각해본다. 배태곤은 스물여섯 막동이가 보기에 모든 것을 가진 롤모델이었을 것이다. 그가좋아하는 여자, , 권력 게다가 배태곤은 막동이를 친밀하게 대해준다. 막동이는 의지할 곳 없는 서울에서 하나의 동아줄을 찾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을 것 이라 생각한다.

막동이는 왜 김양길을 죽였을까. 그는 배태곤의 여자인 미애를 품었다. 그는 행복감속에서 형언할 수 없는 죄책감을 느꼈을 것이다. 물론 배태곤이 그 사실을 알아챌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을 것이다. 미애를 믿었을 것 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배태곤은 그의 부하들을 부릴 때 권위로 가득 찬 모습을 보여주지만 정작 이전 그의 보스인 김양길앞에서 심지어는 그의 부하들 앞에서도 비굴한 모습을 보인다. 그의 이런 모습뒤에는 알 수 없는 공포감이 묻어난다. 싸워서 이길 수 도 있는데 왜 그런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일지 생각해보았다. 그것은 아마 김양길이 배태곤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고 있어서 그런것일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비굴했던 과거를 지울 수 없는 그의 모습은 나중에 그의 염원을 대신 이뤄준 막동이에게 죽음을 선물하는 모습도 예측가능하게 해준다.

이 영화는 청룡영화상, 대종상, 백상예술대상을 휩쓸었다. 하지만 내가보기에는 별로 평가하고싶은 내용이 없다. 스토리라인으로보면 20대청년이 보스의 여인을 사랑하게되고 여자를 품고나서는 보스에게 버림받는 내용으로 요약할 수 있다. 꿈없는 20대 청년의 삶이 비루하게 끝난다는 점을 표현했으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크게 비평할 만한 점을 찾지 못했다.

이창동감독이 초록물고기를 통해 무엇을 표현하려했는지 다시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한여자를 두고 벌어지는 두 남자의 심적 갈등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주인공 막동이를 통해 우리 젊은이들의 갈대같이 휘날리는 나약한모습을 표현한 것일것이라고 생각한다. 계란장수 형과 교통법규를 위반했다가 경찰과 확성기를 대고 말싸움을 하는 모습을 보면 이나라가 부패했다는 점을 표현하는것이라고 생각한다. 부패한 대한민국에서 막동이는 그의 살길을 찾기위해 서울에 상경했고 우연찮게 배태곤과의 연이 생겨 근처에서 일할 기회를 얻는다. 많은 우리 아버지들이 이런식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셨을 것이다. 지인을 통해 사회생활을 이어나가는 우리네 학연, 지연을 바탕으로 한 사회구조가 여기서 드러난다. 연줄이 닿으면 그동안의 노력은 한 단계 밑으로 추락하는 모습을 송강호와의 다툼에서 볼 수 있었다.

마지막장면에서 심혜진은 사진 속 나무를 기억해내며 식당이 막동이네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임을 눈치채고는 고통스러워한다. 그녀가 이렇게도 고통스러워 한 이유는 단지 살인을 방조했다는 죄책감이 아닌 젊음을 팔아 나라를 일으킨 우리나라 청년들에대한 연민을 표현한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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