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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가 끝난 후엔 무엇이 남는가

우진은 누나를 잃은 슬픔을 오대수에 대한 증오로 키워냈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의 복수 방식은 굉장히 참신했으며 효과적이었다. 오대수가 스스로 자신이 했던 잘못을 깨닫게 만들었으며 자신이 누나와 느꼈던 감정을 오대수가 딸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다 알면서도 우리는 서로 사랑했어요. 너희도 그럴 수 있을까?” 라는 말로 그의 복수는 끝맺는다. 우진은 자신의 복수를 마무리하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머리에 총을 쏴 자살한다. 복수를 끝낸 후엔 어떤 감정이 남을지 생각해 보았다.

우진이 영화 도중 이런 말을 했다. 복수심 때문에 다른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고 복수가 끝난 뒤에야 외로움, 공허감 등이 찾아올 것이라고. 그는 스스로 복수를 완성하면서 그 감정을 느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권총으로 자살했을 것이다. 누구나 복수를 꿈꾸고 복수한 뒤엔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오대수는 이런 말을 한다. “이젠 복수심이 내 모습이 되었어.” 오대수는 15년이라는 시간동안 복수의 화신으로 성장해버린 것 같다. 이 영화와 복수는 나의 것을 보면 결국 복수가 남기는 것은 또다른 복수밖에 없지 않나 라고 생각하게 된다.

누나 수아는 왜 죽었을까? 그 조용했던 소녀는 왜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근친간의 결혼이 허용되지 않는 나라이지만, 어떻게 보면 인간이란 종은 근친간의 교미를 통해 번성한 생물일 텐데 자살을 할 필요까지 있었는가 싶다.

이 수업과 함께 프랑스 문화 관광 이라는 수업을 같이 듣고 있다. 최근 수업 내용 중 프랑스의 성 문화와 우리나라의 성 문화를 비교했던 기억이 난다. 프랑스는 개방적인 성 문화로 유명한데 여기서 유의할 점은 그들은 보여지는 그대로가 그들의 성 문화 전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감추어진 성 문화를 갖고 있다. 앞에서는 가면을 쓰고 가식적으로 행동하면서 이불속에 들어가서는 또다른 이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이성에 관련된 생각은 항상 고민순위 1순위이다. 우리에게도 프랑스 같은 열어놓고 보여주는 성 문화가 음지에 숨어있는 성 범죄 내지 고민들을 표면위로 끌어내서 해결할 수 있는 여지를 주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영화를 보고 나서 그다지 많은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이전에 보았던 영화라서 그 때 느꼈던 충격적인 모습이 상기되었고 최민수와 강혜정의 연기는 물론 조연들의 연기내공이 묻어나는 영상들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복수는 나의 것을 본 이후라서 그런지 전작보다는 덜 잔인한 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15년동안 감금을 당하면 나는 어떻게 변해있을까? 영화 속에서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텔레비전이 등장한다. 15년동안 전두환정권이 지나가고 김대중대통령이 등장해 김정일과 만나고 나중엔 노무현대통령이 당선되는 장면까지 나온다. 텔레비전 속에서 흐르는 이 장면을 통해 주인공들을 우리나라 정치 현실과 연관지어 해석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15년간 갖혀있던 오대수는 10년간 정권을 빼앗긴 새누리당이고, 지난시절 새누리당에게 당해왔던 우진과 그 누나는 군사정권에 의해 피해를 받은 민주 진보 측 진영으로 해석할 수 도 있었다.

갖혀있던 15년동안 오대수가 복수의 칼날을 갈았듯이 이 나라 여당도 복수의 칼날을 갈았을 것이다. 최근 진행된 5년과 앞으로 진행될 5년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지만 또 다른 복수의 화신이 탄생하지 않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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